[회고록] 19에서 20으로 - 4) 마치며: 19살에서 20살

회고록이 이렇게 길어지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개발 동아리를 만들고, 외주랑 인턴을 하고, 여러 대회를 나가는 중에 가장 시간을 많이 쏟았던 부분은 진로에 대한 고민이었습니다. 4학년이 되었고 이제 정말 졸업만 남은 상황에서 어떠한 고민들을 했는지 자세히 다 얘기할 수는 없겠지만 간단히 정리해보았습니다.

또한 생활 면에서 나를 어떻게 관리하면 좋을지 고민한 내용도 함께 적고 2020년 4월 입대 전까지 무엇을 어떻게 하며 지낼지 신년 계획 비슷하게 적으면서 회고록을 마무리하겠습니다.

그냥 갑자기 대전 다녀오기(2019.03)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생각보다 여유로운 방학을 보내다 3월에 개강을 했어요. 개강하고 지나다 동기를 통해서 외주를 맡아 진행하게 되었는데, 그러던 와중 갑자기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노트북 들고 대전에 갔어요. 대전에는 마침 가장 친한 친구가 학교를 다니고 있어서 친구도 볼겸 다녀왔습니다:)

친구를 만나고 여러 밀린 이야기를 할 수 있었어요. 각자 바쁘게 살고 있다보니 얘기할 기회가 많지 않았는데 밀린 얘기를 다 할 수 있어 좋은 기회였습니다. 비슷한 진로를 걷고 있는 친구여서 대부분 일과 관련된 얘기였는데, 간단히 제 입장에서 느낀 점을 정리해보면 이렇습니다.

  1. 예전에는 딥러닝 등을 공부 안하면 안될 것 같았고 지금도 그렇지만 아직은 서비스 개발이 훨씬 재미있어 그쪽으로 쭉 공부하고 있다. 좋은 개발자가 되는 것도 의미있는 길일 것 같다.
  2. 친구는 창업을 하면서 지내고 있는데, 그만큼 몰두해서 일을 할 수 있는게 참 멋있다고 느꼈다. 뭔가 적당한 배수의 진이 쳐져 있어야 비로소 제대로 일을 하게 되는 걸까? 나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해서는 아무것도 되지 않겠구나.
  3. 친구는 언제나 나보다 많이 앞서 있었다. 그리고 같은 진로를 갖게 되면서 그에 대한 질투나 부러움을 가졌었는데, 그래봤자 내게 동기부여 될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친구에게는 친구만의 시간과 노력, 길이 있고 나에게도 나만의 시간과 노력, 길이 있을 것이다.

언제나 이런 진지한 고민을 하게 만드는 친구여서 참 좋습니다:) 무튼 이런 갑작스러운 대전 여행에서 외주를 성공적으로 잘 마무리하고 올라왔고, 또다시 살짝 휴식을 갖고 인턴을 알아보며 지냈습니다.

인턴을 하면서 마주한 결단의 시간(2019.07 ~ 2019.11)

보이저엑스 인턴을 하며 느낀 점은 2편에서 적어두었지만, 이와는 살짝 별개로 개인적인 진로 고민 또한 하게 된 계기가 있었습니다.

원래는 출석체크를 안하는 교양을 넣어두고 회사에 출근하려 했는데, 갑자기 교수님이 출석을 부르겠다고 하신 것이죠..! 계속 빠지면 F를 맞을 것이고, 그러면 졸업이 안되고, 그러면 임관을 못하는 상황 속에서 병특 등을 구해서 병역을 해결하고 개발자로 취업하는 진로가 그려진 것이죠.

하지만 회사를 그만두면 학교를 무사히 마치고 안정적으로 임관을 하여 7년간 복무를 하며 비교적 개발과는 거리가 먼 보안과 관련된 업무를 하게 되는 것이었습니다.

단순히 보면 회사를 그만둘까 말까의 고민이었지만, 하나의 결정이 꽤나 큰 진로의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생각하여 꽤나 고민되었답니다. 영 집중도 안되어 반차 쓰고 집에도 다녀오고, 여러가지로 고민을 해봤는데 간단히 정리해보면 이럴거 같아요.

  1. 순수한 기술자의 의미로서 개발자가 된다면, 나는 잘 할 수 있을까? 언제나 깊이 있는 공부나 연구를 싫어하고, 좀만 막히면 해결해보려 하기 보단 회피하는 습관이 강한 나인데, 그런 퓨어한 개발자가 되는 길이 잘 맞을까?
  2. 그런 의미로서 개발자가 되지 않겠다면 창업이나 좀 더 위험하지만 다양한 길을 선택할 수 있는데, 안정적인 길을 버리고 갈 만큼 내가 명확하게 바라보고 나를 던질 수 있는 길이 있을까?
  3. 7년의 복무가 많이 안정적임과 동시에 내가 가려던 길과는 전혀 먼 보안의 길인데 시간낭비가 되진 않을까?
  4. 복무를 하면서 파트타임 대학원을 진행하지 않으면 상당히 손해를 보게 되는데, 마찬가지로 내가 대학원에 가면 잘 맞을까?

참 많은 부분의 고민을 하면서 꽤 오래 고민을 했는데, 제가 내린 결론은 다음과 같았어요.

나에게는 아직 내가 이루어낸 안정적인 길을 버리고 달려갈만큼 간절하고 명확한 길이 없다. 적어도 그런 길을 찾는 시간을 여유롭게 갖기 위해서 대학원을 포함한 안정적인 길에 올라보자. 만약 그정도로 간절한 길을 찾아낸다면 주저 없이 대학원을 그만두고 내가 하려는 것을 하면서 살아보자.

이런 결론을 내리면서 동시에 이라는 것에 대해서도 다시 정의를 해보았어요. 예전에는 30살 전에 100억 벌기라는 꿈이었는데, 이미 글렀고ㅎㅎ.. 무엇보다 창업을 대하는 자세가 달라졌기 때문에 다른 꿈을 가져보기로 했어요. 그러던 중 자신의 이름이 곧 가치가 되는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이런 꿈을 갖게 되었습니다.

내 이름이 브랜드가 되는 사람이 되기 위해 평생을 살아보자.

이 꿈을 갖게 됨으로 저는 평생을 나침반처럼 따라갈 수 있는 지표가 생겼어요. 그러다보니 아주 지엽적인 행동과 활동들에 결과를 욕심내지 않게 되었고, 그저 그런 하나의 활동들을 꾸준히 기록하고 어떤 형태로든 쌓아 놓는 것이 꿈을 따라가는 길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대학생활 4년 동안의 고민 중 가장 큰 의미의 고민을 해냈던 것 같아요.

입대 전까지 할 것들

앞서 말한 꿈을 위해서 저는 제가 가진 장점인 발표, 설명, 강의, 그리고 얕지만 넓은 지식을 활용해서 최대한 많은 컨텐츠를 남겨놓고 4월에 입대하려 합니다. 컨텐츠들로 발생하는 수익은 문제 없기도 하고(ㅎㅎ) 제가 지향하는 꿈에는 저를 표현할 수 있는 다양한 컨텐츠가 필요하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4월 전까지 목표하고 있는 일들은 다음과 같아요.

  1. 지극히 주관적으로 설명하는 프로그래밍 시작하기 강의 만들기
  2. Flutter 클론 코딩 강의 만들기
  3. Django REST Framework 강의 만들기
  4. Flutter 기반의 앱 서비스 3개 배포해놓기

내심 이렇게 적어놓긴 했지만 걱정이 됩니다. 언제나 목표만 크게 잡아놓고 다 못할 것 같아서ㅠ 그렇지만 남들이 입대 전 여행을 다녀오면서 경험을 쌓는 것을 대신하여, 저는 내 이름의 가치를 찾는 여행을 떠난다고 생각하고 후회없이 다녀오려 합니다:) 뭐 사실 말은 이렇게 해도 위의 것들 중에 절반만 해도 뿌듯할 것 같긴 해요ㅋㅋㅋㅋ

회고를 마치며, 19살에서 20살로

2019년에서 2020년으로 넘어가는 순간입니다. 사실 해가 바뀌는 것에 큰 의미를 갖지 못했었는데, 딱 19살에서 20살 될 때가 유일하게 기억에 남아요. 미성년자에서 법적 성인이 되었다는 것에서 무언가 해방감과 자유를 느꼈었거든요.

두번째 19살은 대학생활을 마치고 사회로 나아가야 하는 4학년 말, 즉 지금인 것 같아요. 아직은 미성년자 학생처럼 아는 것도 없고 막연히 나아가야 한다는 사실이 무섭기만 해요. 두번째 20살인 사회로의 진출은 이제는 다시 19살로 돌아갈 수 없을 거라고 경고하는 것 같아요.

그래도 다행인 점은 무엇을 고민하면서 살아야 할지도 몰랐던 첫번째 19살과는 달리, 충분한 고민을 하고 방향을 잡은, 꽤 멋지게 준비된 19살이라는 것이에요. 그래서 조금은 두번째 스무살이 기대가 되기도 합니다.

20살이 되어 19살 때의 자신을 되돌아볼 때 내가 많이 성장했구나라고 느끼듯, 사회를 경험하고 이제는 진지하게 평생을 고민하며 살던 제가 다시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을 되돌아 볼 때 제가 많이 성장했다고 느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회고록] 19에서 20으로 - 4) 마치며: 19살에서 20살

https://taebbong.github.io/2019/12/30/remember2019-4/

Author

TaeBbong Kwon

Posted on

2019-12-30

Updated on

2022-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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