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고록] 19에서 20으로 - 1) 시작하며, 동아리 DevKor

확실히 회고록을 쓰지 않으면 일년이라는 긴 시간을 기억해놓기에는 어려운 것 같아요. 그리고 이렇게라도 한 해를 돌아보면서 나는 과연 시작했을 때보다 많이 발전했는가, 그때의 그 마음 그대로 잘 살아왔는가를 돌아보고 반성하면서 다시금 동기부여를 받을 수 있는 좋은 활동인 것 같습니다.

요새 개발자 문화로 회고록 쓰고 공유하는게 유행이라지만 꼭 개발자가 아니더라도 각자의 한 해를 정리하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작년 회고로부터

올해 회고를 위해 작년 회고를 읽어봤습니다..! 항상 금방 훅 지나갔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한게 많았었나 싶기도 하더라구요. 요것저것 많이 했었는데 가장 기억에 남았던 문장은 게으르게 살지 말자는 것이였어요. 작년은 긴 휴식기가 잦아서 그랬나 싶기도 하고 뭔가 게으름을 최대한 이겨보자는게 올해 목표가 되었었는데 괜히 벌써 못 지킨 것 같아 두렵네요ㅠㅠ 한 번 올해는 어땠나 살펴보겠습니다.

학과 개발 동아리 DevKor 창립 (2018.12 ~ 2019.12)

올 한 해 했던 가장 뿌듯한 일은 학과 내에 개발 동아리를 만든 것이었습니다! 작년 회고에 들어갔어야 하는 내용이지만 역시 게으름 때문에^^; 학과 자체가 개발보다는 보안 분야에 많이 강점을 두고 있다보니 저는 학부 1~2학년 때부터 개발 공부를 함에 있어 학과와 관련된 많은 것을 포기했어야 했습니다. 당연히 지원도 많이 받지 못했습니다.

그러다보니 학과에 개발 동아리를 만들어 개발 쪽에 관심 있는 학우들을 도와주고, 개발을 안 해본 친구들도 개발의 참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는 선한 생각과, 그래도 졸업 전에 뭐 하나 남기고 가야하지 않겠나 하는 속물적인 마음으로 학과 개발 동아리 DevKor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개발 동아리에서 참 여러가지 활동을 했었는데요, 몇 가지 기억에 남는 것만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아요.

정기 세미나 개최 (2018.12 ~ 2019.12)

동아리에서의 개발 스터디는 크게 두 종류였는데, 하나는 매주 2시간으로 끝내는 가벼운 정기 세미나와 분야별로 모여서 공부하고 개발하는 스터디였습니다. 제가 맡았던 스터디는 제가 게을러서 계획대로 잘 굴러가지 못했었고, 대신 매주 진행했던 정기 세미나는 나름 잘 진행되었었습니다. 정기 세미나를 하면서 제가 얻을 수 있던 경험과 교훈이 몇 가지 있는데,

  1. 라이브 코딩하면서 강의하기는 정말 어렵다
    사실 발표나 강의는 경험도 꽤 있고 자신 있다고 생각했는데 라이브 코딩으로 세미나를 진행하다보니 정말 어렵더라구요. 코드를 다 외워서 쓸 정도로 잘 알고 있어야 원활하게 진행이 되는데, 그 정도로 열심히 준비하지도 않았고 최근에 공부한 내용들을 발표하는 것이다보니 더더욱 어려웠습니다. 물론 여러 차례 하면서 요령도 생기긴 했지만 라이브 코딩이 포함되는 강의는 정말 열심히 준비해야겠다는 걸 느꼈습니다.

  2. 나는 그동안 강의 준비에 성실하지 못했다
    제가 일반 과외를 1년 정도, 프로그래밍 과외를 2년 정도 했었는데 생각해보면 강의 준비랄게 거의 없었던 것 같아요. 대충 다 알고 있는 내용이고, 준비하는데 드는 시간은 시급으로 안쳐주니까 아깝다는 생각이 든거죠. 그래도 과외는 충분히 커버할 수 있었는데, 비슷한 레벨의 학생들에게 세미나를 진행하는 것은 꽤 어려웠습니다. 항상 제가 생각해보지 않은 분야의 질문이 나오고, 이런 거는 대충 넘어가자 하고 넘어갔던 것들에서 항상 질문과 문제가 발생했었습니다. 이 때 저는 누군가에게 지식을 알려줄 때는 절대 대충하는 마음을 가지면 안되겠구나 라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3. 그래도 뿌듯하다!
    그래도 동아리 부원들이 많이 와주고, 좋은 반응을 보여주며 열심히, 성실하게 따라 오는 것을 보면 괜히 뿌듯하고 그랬습니다ㅎㅎ 어찌 되었든 지식을 알려주고 그로 인해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참 뿌듯한 일입니다.

해커톤 2번 개최 (2019.06, 2019.12)

개발 동아리를 만들며 꼭 하고 싶던 활동 중 하나는 동아리 내부 해커톤이었습니다. 그래서 열심히 준비하고 진행했었는데, 1회 해커톤인 1학기 때의 해커톤은 거의 90%의 내용을 혼자 준비했었습니다. 해커톤에 나가본 경험은 많았지만 동아리 행사를 진행하는 것은 처음이었기 때문에 좀 막막했는데 그래도 돌이켜보면 꽤 잘 준비했던 것 같습니다. 이후에 나가본 몇몇 대회들에서 내가 꽤 준비랑 운영을 잘 했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답니다.

공간을 빌리고 포스터를 만들어 홍보하고, 굿즈도 만들면서 각종 식사나 간식, 이벤트 등을 전부 준비하고 기획하는게 쉽지 않았지만 정말 재밌어서 스스로 할 수 있었던 활동들이었어요. 실제로 다른 동아리 친구들과 함께 운영진을 꾸려 진행해도 되었지만 1회 대회 때는 준비 과정이 너무 재밌어서 혼자 다 했었습니다! 2회 대회 때는 운영진을 꾸려서 진행했는데 여럿이서 진행하면서 얻는 편함과 불편함이 공존했었던 것 같아요.

2회 대회 상세 페이지

무엇보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동아리 부원들의 실력이 성장했음을 볼 수 있던 것동아리의 틀이 잡혀가고 있었다는 것이었습니다. 1학기에 열었던 1회 대회 때는 개발을 시작한지 3~6개월 되는 부원들이 뭐라도 만드려고 노력했었습니다. 다들 그때만 해도 기본적인 실수나 고민, 에러에 부딪혀 고생했었는데, 2학기에 열린 2회 대회 때는 다들 성장하여 정말 다양하고 창의적이며 기술력도 꽤 높은 결과물을 내놓더라구요. 다들 스스로 공부를 열심히 한 덕분이지만 **개발 동아리를 만들지 않았더라면 이 중에 절반은 아직 개발을 안해보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동아리에 대한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제 저는 졸업을 하고 동아리를 남기고 가겠지만, 이 동아리가 학과의 역사와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이후의 친구들이 저보다 더 잘 운영해줄 거라 믿습니다:)

[회고록] 19에서 20으로 - 1) 시작하며, 동아리 DevKor

https://taebbong.github.io/2019/12/26/remember2019-1/

Author

TaeBbong Kwon

Posted on

2019-12-26

Updated on

2023-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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