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고록] 게으른 나에게 적성인 일은 없다 2편

2018.07 ~ 2018.09 - 여름방학, 소개팅 안드로이드 앱 개발 외주

1차 휴식기

한동안 쉬기로 결정했어요. 스타트업 업무에 한창 치였던 저는 개발이 재미가 없다고 느낄만큼 많이 힘든 상태였습니다. 이 길이 내 길이 아닌갑다 싶기도 하고 하면서 고민도 많았죠. 그래서 이때는 아-무 것도 안하고 놀고 쉬게 되었습니다!! 하스스톤도 많이 하고, 유튜브도 많이 보고, 이때 데스크탑도 구매해서 트위치 하스스톤 방송도 해보고(X망했지만) 진짜 종강하고 거의 한 달은 놀기만 하며 지냈던 거 같아요. 이럴 때 꼭 항상 자괴감도 들고, 이렇게 놀고 있어도 되나 싶은 마음도 들지만 전 분명 제 삶 속에서 이런 시간들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가끔 아무 걱정 없이, 특히 심적으로 힘들지 않는 상태로 놀 수 있는 그런 시간이 재충전에 큰 도움이 되더라구요.

재밌게 즐길 수 있었던 오픈소스 해커톤

제 첫 해커톤은 이것이 아닌 정보보호 해커톤이긴 하지만 그건 별로 기억하고 싶지 않아서 적지 않았어요. 비로소 처음으로 해커톤에 대해 즐길 수 있었고 노력을 많이 했으며 재미있었던 해커톤은 오픈소스 해커톤이 처음이었어요. 회사로부터 탈출하고 싶다는 생각에 여러가지 행사에 지원했었는데, 그 첫번째 행사가 이 오픈소스 해커톤이었죠! 가서 소마 때 알고 지내던 분들도 만나 반가웠고, 해커톤에 가긴 갔지만 잠도 좀 자면서 편하게 일하고 싶다는 생각에 무한복지를 외치며 팀장이 되어 좋은 팀원들도 만나게 되고, 평소에 하고 싶던 프로젝트도 팀원들과 함께 으쌰으쌰 완성해내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이래서 해커톤 하러 오는구나 싶었죠. 결국 잠도 자며 하려 했던 해커톤 프로젝트는 이틀밤을 거의 꼬박 새고서야 완성해냈습니다. 발표도 재밌었어요!

오픈소스 해커톤 저희 팀 데모영상은 다음 유튜브 영상으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첫 수상! 고려대학교 해커톤 - Ekisu: 영어 본문 요약/번역 프로그램

얼마 안있어 바로 나간 고려대학교 해커톤이 제 첫 수상 해커톤이에요! 물론 전체 열 몇 팀 중에서 한 팀 빼고 다 상탄 대회였긴 하지만 수상했다는게 참 기분 좋지 않습니까^^ 이 대회에 나가서 하게 된 주제는 “영어 본문을 요약하고 번역하여 제공하는 서비스”입니다! 원래는 이전 스타트업에서 하던 주제를 응용해서 해볼까 했는데 다른 참가자 중에 전 직장 대표님이 계셔서 급선회했답니다. 이 주제를 떠올리게 된건 예전에 시험 범위가 너무 많아서 찡찡대던 저에게 여자친구가 요약하는 프로그램 없냐고 말했었고, 그때 그래서 검색해보니 TextRank라는 알고리즘으로 본문을 요약할 수 있더라구요! 좋은 아이디어를 제공해준 여자친구 덕분에 당시 시험기간에 영어 본문을 파파고에 번역하고 TextRank로 요약해서 공부해서 시험을 꽤 잘 봤던 적이 있는데, 이번 해커톤에서는 이 아이디어를 그대로 가져와 상용 가능한 GUI 프로그램으로 만들어봤어요. 이전에 학교에서 과제할 때 공부했던 PyQT5로 작업했습니다. 그래서 정말 2시간도 채 안되어서 작업이 끝나 해커톤 최초 조기 퇴근을 성공해내었고, 파파고를 활용하였다는 점 덕분에 네이버 특별상도 수상할 수 있었네요! 이후 아마 11월쯤인가 이를 웹 서비스로 개편했어요. 이 덕분에 Django를 어느정도 쓸 수 있게 익혔습니다.

Ekisu GUI 프로젝트 Repo는 다음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kisu Django 웹 프로젝트 Repo는 다음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다시 몸이 근질거리는 일벌레 & 굶어 죽을 뻔하다

전 항상 그렇습니다. 노는 것도 그렇게 좋아하고 게으름도 많으면서 뭐 이렇게 하고 싶은 건 또 많은지. 욕심이 많다보니 이것저것 해보고 싶은게 생기더라구요. 뭐 예를 들면 웹 개발 공부를 하고 싶었다거나, 이런거 만들면 재밌겠다! 싶지만 실행력은 정작 부족한 타입이죠. 뭐 그래도 그냥저냥 지내던 중 사건이 발생했어요! 그날도 놀다가 생활패턴이 망가져 새벽같이 고른햇살에 가서 아침을 먹던 날이었죠. 김밥에 냉면을 먹고 6500원을 계산하려는데 카드가 안긁히더라구요..! 당황스러워 하다가 마음 좋으신 이모님이 다음번에 와서 주라고 하셔서 감사합니다 하고 가게를 나와 잔고를 살펴봤죠. 2000원 가량 있더라구요. 전날까지만 해도 10만원 넘게 있어 마음 놓고 있었는데 주택 청약으로 빠지는 날이라는 걸 몰랐던 거죠. 여기서 큰 충격을 받았답니다. 그래서 방에 돌아오자마자 돈 벌 수단을 다 알아봤어요. 알바천국부터 시작해서 이젠 다시 안하겠노라 라고 외쳤던 탈잉으로 들어가 강의도 다시 올려보고.

달콤한 외주의 아픔

그러다 마지막에 발견한게 개발 외주였답니다. 소마 활동 때 외주로 돈 잘 번다는 얘기를 듣고 가입을 해뒀었는데, 바로 프로필 채우기 및 프로젝트 지원에 들어갔습니다. 그냥 들어봤다, 할만하겠다 싶으면 무조건 할 수 있다며 달려들었죠. 정말정말 신기하게도 연락이 오더라구요. 위시켓에서 연락 주셨고 소개팅 안드로이드 앱 개발 외주를 맡기신다고 했습니다. 디자인은 다 되어있었고 금액은 무려 700만원 규모의 외주였습니다. 미팅도 무사히 잘 마치고 결국 매칭이 되어 업무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외주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다른 글에서 제대로 다루겠지만 느낀 점만 말하면 정말정말정말 힘들었습니다.. “안드로이드 앱 개발 몇 번 해보니 별거 아니던데?” 라고 말하기엔 경험이 적은 한참 초심자라는 걸 알게 되었고 혼자의 역량으로 할 수 있는 일과 없는 일을 알아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래도 능력있는 참 좋은 분들의 도움으로 일을 잘 마무리 지었어요. 방학에 끝날 거 같았던 외주는 9월까지 끌어졌고 난생 처음으로 피할 수 없는 계약이라는 책임감 때문에 일을 해야했던 전 많이 힘들었었답니다:( 700만원이 그 일에 대해서 절대 큰 금액이 아니란 것도 알게 되었어요. 한번 진짜 제대로 고생하긴 했지만 앞으로 외주를 하게 될 때는 더 나은 선택을 하지 않을까 싶네요ㅎㅎ

위시켓 프로필은 다음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2018.10 ~ 2018.12 - 휴식, 공부, 그리고 도전을 위한 결정

2차 휴식기

당분간 일 안하겠다고 휴식하다가 돈이 없어져 시작한 외주로 한 번 더 크게 얻어맞은 다음, 진짜진짜 아무것도 안하고 쉬었습니다. 학교도 대강대강 다니고, 게임도 많이 하고, 잠을 진짜 많이 잔거 같네요ㅎㅎ..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귀찮은 사람이 먼저 일을 한다 - 블랙보드 알람 프로젝트 개발

해보고 싶던 사이드 프로젝트가 있었어요! 학교 블랙보드 사이트의 과제나 공지사항에 대한 알림 서비스를 만들고 싶었죠. 전 수시로 블랙보드에 들어가 뭐 올라온거 있나 확인하는 습관이 있는데 이걸 프로그램화 시키면 참 좋겠다 싶었죠. 그래서 혼자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집에 계속 켜져있는 데스크탑을 마치 서버처럼 생각해서 DB 세팅도 하고, 기본 구현은 Selenium을 통해 블랙보드의 로그인까지 구현했죠. 이후에는 smtp를 활용해서 내 메일로 보내는 기능까지 만들고 스케쥴링을 통해 6시간마다 크롤링을 반복하도록 완성했어요! 처음 나에게 도움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뿌듯했습니다:) 나중엔 좀 더 상용화할 수 있도록 코드를 수정해서 고대생들을 대상으로 배포해볼까해요.

블랙보드 알람 프로젝트 Repo는 다음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해커톤 데이트 & 공모전 성공! - 헬프맘

참, 제 여자친구는 이번에 소프트웨어 융합 학과로의 전과를 성공해내었습니다! 같은 전공을 걸어가는 애인이라니 참 좋더라구요ㅎㅎ 11월에 잡은 특별한 데이트가 있었는데 해커톤을 함께 나가는 거였어요! 그래도 비교적 먼저 시작한 제 입장에서 이런 활동들을 통해 조금 더 여자친구가 이쪽 전공에 흥미를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 싶어 같이 나가게 되었죠. 주제는 여자친구가 제공했는데, “임산부들의 지하철 임산부 배려석 이용을 돕는 서비스” 입니다! 아두이노를 기반으로 작업했고, X2O 해커톤 행사(사실상CJ신사업아이디어공모전) 당일날에 가서는 다른 팀원 분들을 구해서 안드로이드 앱과 서버까지 구성하게 되었어요. 앱과 아두이노 통신을 처음에 와이파이 모듈로 했었는데,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어요ㅠㅠ 그래도 어찌저찌 완성해서 대회에서 멋지게 발표도 하고, 다른 팀들의 내용이나 완성도를 보았을 때 우리 정도면 1등 아니면 2등 정도는 하겠다 싶었는데 그러기는 커녕 상도 못탔어요ㅎ… 뭔가 상당히 아쉬웠죠. 다른 팀들이 우리보다 못했는데! 라기 보다는 수상작들의 주제가 전-부 음식과 관련된 주제였다는 것(대회 주제는 사회문제 해결 해커톤), 그리고 몇 년전에도 보았던 주제, 심지어 서비스도 하고 있는 주제가 1등을 했고 프로토 타입 구현도 안된 팀이 수상했다는게 좀 아쉬웠네요.

그래도 이때 좋은 인연을 만나 KBSC 소프트웨어 공모전에 나가게 되었어요. 이번 공모전에 나가면서는 기존 해커톤에서 개발되었던 앱과 서버를 싹 갈아 엎고 제가 직접!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통신 방식도 블루투스로 바꿨는데, 하드웨어 한번 안해본 여자친구가 신기하게도 이리저리 뚝딱뚝딱 해내더니 회로를 다 조립하여 제가 참 편하게 나머지 작업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공모전 마감 한시간 전 지하철 막차 및 카페 마감시간에 쫓겨 일을 하다 결국 발표자료까지 완벽하게 완성을 해내었는데, 이때 얻은 만족감과 뿌듯함은 말로 형용할 수 없었어요. 솔직히 앞선 여러 대회들은 대체로 대충대충하거나, 마지막에 안되는 것도 되는 것처럼 이야기하고 그러면서 지내왔는데, 이렇게 모든 기능이 완벽하게 돌아가는 프로젝트를 그것도 하루만에 해내었다는게 진짜 만족스러웠고 그 쾌감은 올해 느낀 쾌감 중에 가장 컸던거 같아요. 이런 기분을 함께 느낄 수 있어서 참 고맙고 행복했습니다:) 덕분에 대학부 우수상도 탔어요!! 상금 100만원!!

헬프맘 프로젝트 Repo는 다음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종강이다! - 뇌및머신러닝 팀 프로젝트

이번 학기는 수업 면에서는 상당히 평이하고 여유로웠어요. 마지막에 하나 남은 과제가 뇌및머신러닝 팀 프로젝트 과제였는데 NUGU 스피커와 연동하는 머신러닝 프로젝트였고, 저희 팀은 무난하게 고려대 도서관 이용 도움 서비스를 개발하여 도서관의 책 예약을 스피커로 할 수 있게끔 하고, Word2Vec 기반의 책 추천 서비스도 개발했습니다! 저는 여기서 NUGU Play 제작을 제외한 모든 것(API 서버, 추천 알고리즘 등)을 맡아 개발했습니다:)

도서관 이용 도움 서비스 API 서버 Repo는 다음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과 내 개발 동아리 DevKor 창단! 맞바꾼 인턴 기회

내용 추가 예정입니다

회고를 마치며: 게으른 사람에게 적성인 일은 없다

와, 이렇게 써놓고 보니 참 많은 일을 했네요! 하루하루 살펴봤을 때는 참 게으르고 분명 맨날 침대에 누워서 자거나 놀기만 했는데 은근 그래도 이것저것 참 많이 했네요. 원래는 넌 왜 이렇게 게으르니! 하며 타박하려 했는데 그래도 고생했네요, 1년동안.

처음 회고록을 쓰겠다고 다짐하며 생각했던 건 게으른 나에게 앞으로 열심히 살아보자고 이야기하기 위함이었어요. 나를 객관적으로 살펴보았을때 모자란게 참 많았습니다. 개발 공부도 심도있게 하기 보단 얕은 수준에서 만족하고, 정말 자주 놀고 게을렀던거 같아요.

특별히 그렇게 느낀 건 나의 행동을 합리화 하는 방식에서였어요. 스타트업에서 탈출할때는 ‘난 재밌는 일을 해야하나봐’라고 말하며 피하고, 외주를 할땐 ‘책임은 너무 무거워, 난 편하게 일을 해야해’라고, 사업과 동아리를 준비하며 정작 일하기는 귀찮아서 또 핑계를 대고 있을 때 깨달았어요. 난 그저 아주 게으른 사람이라는거. 게으른 사람에게 적성인, 잘 맞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요. 그저 노는 것 뿐이겠죠.

2019년에는 게으름을 조금 이기고 싶어요! 완벽하게 이기진 못하겠지만 2018년 보다는 더 강해지고 싶어요. 게으름한테 그렇게 졌는데도 저만큼 일하고 공부했다면, 좀만 더 이기면 완전 많은걸 해내지 않을까요?^^ 다들 2019년 새해복 많이 받으시고 하려는 일 모두 열심히 할 수 있는 그런 멋있는 사람이 되길 바랍니다:)

[회고록] 게으른 나에게 적성인 일은 없다 2편

https://taebbong.github.io/2018/12/30/2018-12-30-remember2018-2/

Author

TaeBbong Kwon

Posted on

2018-12-30

Updated on

2022-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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